<광주매일, 기고제언>김치축제로는 한계가 있다.(2014.10.08)

관리자 2014-10-13 조회수 : 1076

김치축제로는 한계가 있다
김강렬
시민생활환경회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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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큐슈의 하카다에서 열린 ‘일본협동조합 비누회의’에 초대받아 우리나라 비누운동과 환경 현안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날 기조 강연은 ‘타츠카와 류 前 에히매대(愛媛大)교수가 했다. 타츠카와 교수는 농약 BHC에 의한 환경오염, PCB와 다이옥신의 오염 등에 대해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이다. 그날 저녁 교류회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나에게 광주의 5·18과 우리나라의 환경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광주의 음식얘기를 했다. 타츠카와 교수는 “광주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한국에서 음식이 가장 맛있는 곳이라고 들었다. 광주의 김치를 현장에서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한국의 ‘떡볶이’가 맛있다는 일본 지인들에게 광주의 음식을 먹어봐야 한국음식의 진미를 알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얘기 해왔던 나로서는 무척 반갑고 의외였다.

올해로 20주년을 맡는 광주김치축제, 너무도 환영하고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과연 속 내용은 어떨까? 김치축제로 떼돈(?)을 번 업체나 농가가 있을까? 14년 전 정동년 남구청장이 “남구 브랜드사업이 뭐 없겠냐?”고 나에게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 나는 “광주·전남 공동 ‘세계 김치 기능전문대학’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명인부와 일반부를 두고 기본 김치(육종, 장류, 양념류), 수천종의 기능성 김치의 표준을 만들고 외국인들도 입학시켜 졸업을 하면 자국에 돌아가 김치사업을 하도록 하고 그 라이센스를 김치대학이 갖게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 청장은 ‘김치센터’를 만들었다. 상업성이 김치센터 쪽이 우수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내용은 그 분의 자서전에도 나와 있다. 아무튼 좋다. 그 후로도 김치의 ‘원 족보’를 갖기 위해서는 ‘세계 김치대학’을 만들자는 제안을 계속해서 해왔지만 누구도 받아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보완적으로 제안했던 것이 ‘김장투어’이다. 김치축제는 1회성 행사이지만 김장은 적어도 1년 행사이기 때문이다. 2003년은 남구청, 2004년은 우리단체 자체적으로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김장투어를 전개한 바 있다. 약 30명이 참가했었다. 참가자의 반응은 좋았지만 브랜드사업으로 키워가진 못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나의 형제간은 6남매이다. 약 10년 전부터 11월말이면 온가족이 시골에 모여 2박3일간 김장을 한다. 그 양만도 300포기가 훨씬 넘는다. 형제간들이 친한 지인들의 주문을 받아 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모님들이 연로하셔서 앞으로 길어야 2-3년이면 종을 칠 것 같다. 대대로 내려 온 우리집안 김치도 이제 막을 내릴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필자는 ‘광주김장투어’를 다시 한번 제안한다. ‘광주김치축제’를 보완하고 실질적으로 지역의 맛과 전통, 그리고 실속 있는 주민소득을 창출하자는 의견이다. 농사를 지어봤자 별 볼일 없는 현실 속에서 배추와 무 등을 유기농으로 계획적으로 재배하고 젓갈류 등 양념도 오젖, 육젖 등 친환경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제조하여 원재료부터 신뢰를 갖도록 해야 한다. 김치축제에서 팔리고 있는 김치에 화학조미료가 안 들어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광주의 김치에는 누구에게나 인정 받을 수 있는 ‘전성분표시제’가 도입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을 부르자, 전국의 우리나라 사람도 외국인들도 부르자, 그래서 광주가 11월, 12월이면 김치냄새가 물씬 풍기도록 하자. 이는 광주만이 가능한 일이다. 우리지역 조상의 진취적인 기풍이 음식에도 배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조금 늦는다면 이것마저도 다른 지역에 빼앗길 것이다. 1930년생인 일본의 노학자가 와보지도 맛보지도 않은 광주의 맛을 세계 속에 또 하나의 평화라는 이름으로 심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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